사업실패 후 재기의 원리.
사람이 아프면 병원이나 한약방에 가게 된다. 한약방에 가면 사각 종이를 펼쳐 놓고 거기에 귤 껍데기 말린 것처럼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진피 두 개, 감초 두 개, 풀잎 같은 것을 쪄서 말린 것 한 닢, 또 무슨 뿌리 썬 것 두개..., 이런 식으로 하얀 백지에 놓는다. 이것을 하나씩 보면 "저게 뭐 약이 되겠나?" 라는 생각이 들지만, 전부 다 놓고 나니 한 가득 된다. 모르기는 해도 약이 될 것 같아 보인다. 이것을 집에 가져가서 푹 다려 먹으면 낫겠느냐, 안 낫겠느냐? 낫는다. 그런데 아픈 사람이 볼 때, 진피 두 개 넣으니까 그게 뭐 약이 될까 싶어 한약사에게 진피 두 개를 빼라고 하고, 감초 두개도 빼고 또 풀잎 쪼가리도 빼라고 한다. 그러면 약이 되겠느냐? 안 된다. 환자는 약을 처방해 주는 대로 말없이 다려만 먹으면 낫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 낫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사업에 실패한 사람은 환자냐? 환자이다. 그러나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은 한약방에 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내던져진다.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실패자 주위에 한 두 사람이 와서 한마디씩 말을 하기 시작한다. 말하는 사람들이 어떤 이들인지 아느냐? 전에는 나보다도 못나 발톱의 때 만큼도 여기지 않던, 내가 잘나갈 때는 기도 펴지 못하고 끼지도 못하고 상대도 하지 않던 사람들이다. 내가 망하고 나니까 충고를 한다고 한마디씩 하는데 참 더러워도 이제는 듣게 된다. 자꾸 이야기를 하니까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사람의 몇 마디가 바로 그 진피 두 개가 들어 온 것이고, 저 사람의 몇 마디 간섭이 감초 두 개가 들어온 것이다. 가는 데마다 한마디씩 듣게 된다. 이것이 무엇이냐? 처방이다. 사업에 실패한 자는 말이 없어야 한다. 아픈 사람도 의사 앞에 가서 말없이 진맥을 받아 처방해 주는 대로 깨끗한 마음으로 그냥 "감사합니다"하고 먹으면 낫는다. 사업에 실패한 사람은 분명히 환자다. 환자는 어느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그것을 달게